2020. 12. 10. 10:47ㆍ2019 Europe/Italy (Venezia, Firenze, Milano)
2019.04.15
피렌체에서의 3박 일정이 모두 끝나고 다음날 밀라노로 출발했다.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할 때 피렌체를 중점적으로 둘러보고
밀라노랑 베니스는 지나간다는 느낌으로 계획했었다.
저번 여행 때 중간 중간 쉬어가는 도시가 없으면 장기여행에서 엄청 늘어진 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피렌체에서 니스로 넘어가기 전 밀라노에서 1박 간단히 머무르기로 했다.
피렌체에서 머무르는 동안 매 순간 너무 좋았었다.
그래서 떠날 때도 좀 아쉬웠던 거 같다.
미켈란젤로 언덕도 가보진 못했어서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피렌체에 다시 오고 싶다.
밀라노는 호불호가 엄청 갈리는 여행지 중에 하나다.
볼게 없다는 사람부터 너무 아름답다는 사람들까지 반응이 다양했다.
내가 제일 걱정했던 부분은 사실 치안이었다.
왜냐면 밀라노 중앙역이 워낙 악명이 높고
두오모, 갤러리아 주변 소매치기가 장난 아니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좀 긴장하면서 내렸는데
내리자마자 펼쳐진 웅장한 건물에 홀려버렸다,,
국제선도 많아서 그런가 규모도 엄청 컸고
역 밖에서 본 건물도 뭔가 성같은 느낌으로 지어놔서
되게 분위기가 멋졌다.
피렌체 민박집에서 들은 얘기로 내가 여행하던 당시
밀라노에서 아트 페어가 열린다고 했었다.
그래서 보안이 엄청 철저했고 심지어 저 사진 왼쪽에 작게나마 보이는
군인 차들이 역 앞에 깔려있었다,,
덕분에 치안은 걱정이 없었다.
내가 묵었던 곳은 밀라노 역에서 10분정도 떨어진 한 민박집이었다.
원래는 밀라노는 하루만 묵는 거여서 거하게 호텔을 예약할 까 하다가
여행을 계속 하다보니까 민박집에 대한 이미지가 좀 좋아져서(?)
마침 역 주변에 괜찮아 보이는 민박집이 보여 바로 여기로 예약했다.
사실 구글맵에서 이 민박집에 대한 악평이 하나 있었는데
거의 무슨 사장님을 사이코패스처럼 묘사해놨다.
알고보니 자기가 놓고 온 짐을 택배로 부쳐달라고 했는데 그게 좀 늦어졌나?
그래서 그 사람들이랑 지인들이 평점테러를 했는데
그거때매 사장님이 좀 고생을 하셨던 거 같다.
하지만 나는 굉장히 만족했던 곳인데,
내가 가본 민박집 중 가장 조용하면서도 깨끗했다.
노부부가 운영하시던 곳인데, 3층이어서 짐 옮길 때 조금 힘들다는 점 제외하고는
내가 가봤던 민박집 중에 제일 만족했던 곳이다.
무엇보다 단층침대가 너무 좋았다.. 그거 하나로 굉장히 만족함ㅋㅋ
(여행 다니면서 단층침대의 소중함을 알았다)
밀라노는 이탈리아에서 제일 큰 도시다 보니 지하철도 잘 깔려있는 편.
심지어 개찰구(!!)가 있다,, 개찰구 넘 오랜만에 봄
첸트랄레 역에서 밀라노 두오모를 보러 출발했다.
밀라노에서 꼭 봐야하는 단 하나의 스팟이 있다면 바로 이 두오모
사실 이쯤 되서 성당이 슬슬 지겨워졌는데도 밀라노 두오모는 너무 멋졌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이 정~말 많고 비둘기도 거의 사람 수만큼 있었다.
어떻게 하든 독사진은 찍기 힘들다는 점,,
다른 성당들보다 색감도 이쁘고 시원시원해 보이는 양식이어서
더 인기가 많은거 같기도 하다.
바로 왼쪽을 보면 명품가게들이 모여있는 갤러리아가 보인다.
여기서 정말 옷 잘차려입은 이탈리아 형님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교환학생한 형 말로는 그런사람들은 90% 게이라고 하긴 하는데,,)
다른 명품매장들보다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곳.
돈 없는 가난한 여행자인 나로서는 여기서 쇼핑은 절대 할 수 없었다 ㅠㅠ
눈호강만 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중간에 바닥에 보이는 무늬마져 멋스러웠다.
확실히 이탈리아는 도시 곳곳에 예술적인 감성이 살아있다.
명품 살 돈은 없지만 커피 한 잔 마실 돈은 있어서
그 유명한 밀라노 스타벅스 리저브로 향했다.
이탈리아가 워낙 커피로 유명하다보니
로컬 카페들이 발달하고 프렌차이즈가 전멸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야심차게 스타벅스에서 준비하고 만든 밀라노 스타벅스 1호점이라고 한다.
들어오자마자 일단 엄청난 규모의 로스팅 기계가 펼쳐졌다.
진짜 줄도 어마어마하게 길었다;;
사실 유럽에 스타벅스 아니고서는 아이스 음료 마실데가 없다.
이탈리아에 온 뒤 계속 따뜻한거만 먹다보니
아아가 너무 땡겨서 온 것도 있다.
웃긴게 유럽에서 유일하게 이탈리아만 아이스 음료를 줄때
뜨거운 아메리카노에 얼음을 넣어준다..
그냥 미지근한 물에 넣고 얼음 넣어주면 될걸 굳이 ㅠㅠ
사실 밀라노는 두오모랑 갤러리아만 보면 볼 거 다 본거다.
최후의 만찬도 보고싶었는데 예약을 놓쳐서 아쉬울 뿐,,
물이랑 휴지도 살겸 숙소 돌아가는 길에 마트에 들렸다 가기로 했다.
Garibaldi 역에서 내리니 뭔가 익숙한 건물이 보였다.
뭔가 미술책에서 많이 봤던 건물??
공원 한가운데에 있는 이 건물은 아파트(!)라고 한다.
Bosco Verticale라고 부르는데 식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친환경 아파트라는 테마로 지어졌다고 한다.
이 아파트 옆에는 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는데
뭔가 인조적이긴 하지만 도시 한복판에 이런 공원을 꾸며놓은게 되게 좋아보였다.
검색해보니까 나름 밀라노에서 도시공학적(?)으로 중요한 곳인 거 같다.
이탈리아는 편의점을 찾기 힘들어서 이번 기회에 필요한 생필품들을 잔뜩 사려고 했다.
근데 밀라노도 이탈리아인지라 마트 들어갔는데 전부 이탈리아어,,
번역기를 돌려봐도 이해가 안되는 말 뿐들이었다 ㅠㅠ
그래서 생수를 찾고 싶었는데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아서
직원한테 쌩쇼를 해가면서 물어봤다.
처음에 잘못 알아들으셔서 워셔액을 가지고 오셨다 ㅋㅋ
직원도 영어를 못알아들어서 구글번역기로 돌려가지고 겨우겨우 하나 찾아주셨다
저녁에는 밀라노에서 유명한 스폰티니 피자집이 마침 숙소 주변이어서
한조각 포장해다가 맥주랑 같이 먹었다.
스폰티니 피자는 뭔가 사실 피자기보다는 약간 피자빵 느낌?
도우가 두껍고 흔히 이탈리아에서 주로 먹는 피자랑은 달랐다.
토마토 소스가 많이 들어가있지만 치즈도 엄청 뿌려줘서
나는 맛있게 먹었다 ㅎㅎ 다른 사람들이 먹으면 느끼할 수도 있을 거같다.
마트에서 청포도도 사왔었는데 민박집 오신 손님들이랑 같이 나눠먹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bbc속보가 떠서 보니까 노트르담에 불이 났다고 한다,,
처음에는 테러인줄 알고 식겁했는데 보니까 보수공사 중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당장 일주일 뒤에 파리 일정이라서 솔직히 좀 걱정됐다.
뉴스 보니까 성당 앞에서 파리 시민들이 우는거 보니까
약간 우리나라 숭례문 때도 생각나고,, 안타까웠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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