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Italy] 야간열차타고 비엔나에서 베네치아로

2020. 11. 27. 10:582019 Europe/Italy (Venezia, Firenze, Mil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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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0~2019.04.11

비엔나에서 베니스까지는 야간 열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저번 여행 때 리스본에서 세비야로 넘어갈 때 야간 버스를 타 본 적이 있다.
근데 그때 진짜 버스에서 잠도 안오고, 심지어 너무 빨리 도착해서 새벽 3시에 내려줘버려서
호텔 로비에서 자고 그 다음날은 일정이 아예 꼬여버렸던 경험이 있다,, (생각해보니 그 호텔 직원한테는 개민폐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비싸더라도 좀 편하게 자자는 다짐을 했고
흔히들 많이 자는 Couchette칸이 아니라 Sleeper칸을 예약했다.
좀 더 가격은 나가지만 뭔가 더 편하게 자고 싶다는 생각에 침대칸을 골랐다.
보통 1~3인실 중에서 선택이 가능한데 나는 꼼수를 좀 부려서 2인실을 선택했다.
혼자 온 경우는 아예 편하게 자려면 1인실, 가격이 싼걸 고르려면 3인실을 고를거고
보통 2인실은 2명이서 같이오는 경우 아니면 잘 안 고를거 같아서
일부러 2인실을 고르면 혼자서 뭔가 잘 수 있을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후기도 실제로 보고



야간 열차는 9시 넘어서 출발해서 넉넉히 1시간 전에 도착했다.
저녁 동행한 사람들 덕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침대칸 이용자들은 OBB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었다(!)
라커에서 짐을 챙기고 라운지에서 표를 보여주고 입장하면 소파 자리에서 콘센트도 있고, 간단히 먹을 것도 준비되어 있었다.
몰랐으면 대합실에서 쌩고생할 뻔;;ㅋㅋ 동행분 덕분에 편히 쉬다 갔다.


기차 시간이 다 되서 탑승하고 내가 배정된 칸으로 갔다.
생각보다 엄청 깔끔하고 침대도 폭신폭신해서 놀랬다; 거의 호텔급인거 같다.
승무원이 내 방으로 와서 간단한 여권검사를 하더니 나한테 어느 침대를 쓸 생각인지 물어봤다.
내가 밑에 침대를 쓴다고 얘기하니까 윗 침대를 올리면서 나 혼자 자니까 편하게 지내라고 했다 ㅎㅎ
내 계획이 통했군,, ㅋㅋㅋ



호텔칸은 공용화장실을 쓸 필요가 없이 개인 방에 간단한 세면대와 샤워를 할 수 있는 칸이 있었다.
샤워는 할라면 할 수 있었는데 그냥 다음 숙소에서 편하게 할 생각으로 간단히 세수만 했다.
중간에 내일 아침에 조식이 있으니까 나한테 팜플렛을 주더니 먹고싶은걸 선택해서 내라고 했다.
역시,, 비싼값을 하는 구나



침대도 생각보다 크고 너무 만족스러웠다.
야간버스때는 진짜 잠도 못자고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엄청 푹 잤다.
근데 그래도 기차는 기차인지라 중간 중간 멈출 때마다 잠이 깨긴 했다;
원래 엄청 둔했는데 최근 몇년 사이에 예민해진 거 같기도 하고



나는 숙소를 Venezia Mestre역 주변에 잡아놨어서 맨 마지막 역이 아니라 한 정거장 전에 내려야 했다.
그래서 못일어나면 ㅈ댈까바 진짜 알람을 빠방하게 맞춰놨는데
역시 고급칸이라 그런지 모닝콜도 해줬다. 여러모로 돈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
한 7시쯤에 조식을 배달해줘서 간단히 해결하고 내릴 준비를 했다.


나는 Anda Hostel에서 머물렀다. 메스트레역에서 걸어서 3분정도 되는 거리에 있는 호스텔이었다.
생긴지 얼마 안되서 깨끗하기도 했고 평이 엄청 좋아서 기대를 했었는데 잠깐 짐만 맡겼을 때부터 뭔가 느낌이 좋았다.
체크인은 2시 넘어서 가능하대서 짐을 맡기고 잠깐 시내 구경을 하러 베네치아 본섬으로 갔다.


내 숙소는 메스트레역이고 흔히 우리가 부르는 베네치아 “본섬”은 산타루치아 역이다.
메스트레역에서 다리 하나 건너면 나오고 기차로 10분, 버스로 20분정도 걸렸던 거 같다.
기차는 거의 10분마다 한 대씩 있어서 앞에 매표기계에서 빠르게 구입할 수 있다.
기차역에서 표 뽑을 때 소매치기에 조심하라고 해서 좀 긴장했는데 다행히 별일은 없었다.
근데 이 노선이 엄청 짧은 거리라 사실 표안뽑고 그냥 타도 모를거같았다,, 좌석 예매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엄청 저렴했어서 나는 그냥 돈 내고 탔다. 편도로 1.3유로


전날에 비 예보가 있어서 사실 좀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역시 비가 내려도 장소가 장소인지라 뭔가 분위기있어 보였다.


베네치아가 수상도시다 보니 길을 걷는데 바다냄새(?)가 계속 났다.
분위기 있는 길목과 건축물 사이로 좁은 길을 따라 지도 없이 그냥 돌아다녔다.
사실 베네치아는 정말 기대하지 않았던 도시였는데,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가 엄청 마음에 들었다.


신기한게 강에 배들이 엄청 많았다.
그냥 관광용으로 타는 배가 아니라 실제로 개인이 타는 배인거 같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베네치아는 바닥에 벽돌을 쌓아서 만든 섬이어서 자동차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최대한 섬을 잘 보존하기 위해 배가 주 교통수단이 된 것이다.


한시간 정도 걷다보니 슬슬 다리도 아프고 해서 카페에 들어갔다. (어디 카페인지 저장을 안해놔서 기억이 안난다 ㅠㅠ)
베니스는 딱히 기대한 여행지도 아니었고 하루정도 머물다 가는 곳이서 계획을 따로 짜지는 않았다.
대신에 저녁에 야경투어를 하나 신청해놔서 그 전까지는 그냥 돌아다니다가 숙소에서 쉴 생각이었다.
근데 생각보다 좋아서 ㅋㅋ 좀 더 돌아다니다가 체크인 시간에 맞춰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카페에서 좀 나오고 걷다보니 그 유명한 리알토다리가 보였다.
베네치아 특성상 다리가 엄청 많은데 딱봐도 엄청 튀는 다리가 하나 보이는데 그게 바로 이 다리다.
나중에 안건데 철골 없이 이런 다리를 그 시대에 지을 수 있었다는 게 되게 엄청난 거라고 한다.
나는 하도 소매치기 조심할 생각에 뭔가 사리면서 다녔는데,, 아쉬운 부분



리알토 다리가 여행자들한테 인기있는 이유는 아마 다리에서 보는 베니치아 풍경때문일 것이다.
비가 와서 너무 아쉬었지만 그래도 그 나름의 분위기가 있어서 좋았다.



리알토 다리를 넘어서 산마르코 광장에 도착했다.
산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의 랜드마크인데 대성당부터 시계탑, 궁전까지 모두 이곳에 모여있다.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어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광장을 둘러보니까 또 신박한 느낌이었다.



광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저기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이 보인다.
베네치아가 정말 낭만적이라고 느낀게
21세기에 이런 건축물들이 아직도 잘 보존되어있고
자동차 하나 없이 배로 움직인다는 점.
심지어 경찰차가 아니라 경찰”배”가 돌아다녔다.
뭔가 다른 세상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
그게 베니스가 인기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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