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9. 15. 11:27ㆍ2019 Europe/London
런던은 뮤지컬이 굉장히 유명하다. 뉴욕에 Broadway가 있다면 런던에는 Westend가 있다.
사실 우리가 아는 많은 뮤지컬들은 Westend의 초연작품인 경우가 많더라. 캣츠,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등등
아무래도 한국에선 가격도 비싸고 기회도 별로 없어서 뮤지컬을 볼 일이 많지 않았다.
런던은 데이시트(Day Seat)라는 좋은 제도가 있어서 저렴하게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다.
상영일 아침 극장 매표소에서 떨이(?)표 같은 걸 파는데, 예약이 취소됐거나 따로 남겨놓은 좌석의 표를 판매한다.
데이시트의 가장 큰 특징은 아마도 극장별로 오픈 일자와 매표 시간이 다 다르다는 점일 것이다.
특히 인기 뮤지컬일 수록 오픈 1시간은 기본 거의 2시간 전까지 기다려서 매표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번 글은 내가 이번 여행 때 관람한 두 뮤지컬 "위키드(Wikid)"와 "라이언킹(Lion King)"을 데이시트로 관람한 후기를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위키드 Wikid
런던은 뮤지컬을 공연하는 극장이 따로 따로 있다.
위키드를 공연하는 극장은 빅토리아 역에 있는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 Apollo Victoria Theatre
데이시트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100~200파운드 가까이 내고 봐야한다.
런던 시내에 TKTS 부스에서 현장예매를 할 수도 있지만 여기도 가격이 착한 편은 아니다.
반면 데이시트는 위키드 기준으로 29.5파운드에 공연을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위키드 데이시트는 맨 앞줄 위주로 풀린다는 것이다.
위키드 데이시트 오픈 시간은 10:00AM 이지만
일찍 마감될 수 있어서 1시간 반 전에 숙소에서 나왔다.
도착했을 때 앞에서부터 세보니까 내가 14번째인가 그랬던 거 같다. (내기억으론 20-30표 정도 풀린다고 들었다.)
나올 때 급하게 오느라 빵 하나랑 커피 하나 사들고 기다렸었는데,
마침 내 앞분이 한국사람이어서 줄 서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었다.
직장인 여자분이셨는데, 손흥민 유니폼 얘기하고 런던 여행 이곳저곳 얘기하다보니까 시간이 금방 갔다.
그때 그분이 코츠월드를 극찬하셨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일정이 맞지 않아서 가지 못했다..
국제학생증을 제시하면 할인된다는 찌라시가 있어서 혹시나 들이밀어봤지만 실패,,
14번째라 그런지 안전하게 표를 구매할 수 있었다.
근데 맨 앞자리 중에서도 거의 맨 왼쪽이라 흠,, 좀 걱정되긴 했다.
내가 예매한 티켓은 7:30PM 공연이었다.
낮에는 캠든을 다녀왔었고, 저녁을 간단히 때우고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으로 향했다.
아 근데 앞자리라는 건 알고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앞자리였다..
앉아서 보니깐 목을 살짝 들어야 무대가 보이는 정도.
그래도 싼 값에 보는거니깐 감수 하고 보기로 했다 ㅠㅠ
위키드는 원래 내용을 알아서 그런지 영어를 잘 못알아 들어도 눈치로 때울 수 있었다.
특히 1부 마지막 쯤에 Defying Gravity는 소름이 돋았다.
노래는 당연히 다들 잘하시지만, 배우들 연기력이 너무 좋았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중간 중간 몰입이 안깨질 정도로 빨려들어 봤었던 거 같다.
라이온 킹 Lion King
사실 원래 계획은 데이시트 1개만 성공하자였는데,
런던 마지막날 비가 오기도 했고 계획이 틀어져 라이온 킹 데이시트를 도전해보기로 했다.
라이온킹은 코벤트 가든 근처 라이시움 극장 Lyceum Theatre에서 볼 수 있다.
라이온킹은 데이시트 표 구하기가 생각보다 까다로운데,
일단 관광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뮤지컬이기 때문에 아침에 줄을 장난아니게 선다.
오픈은 아침 10시지만 내가 아침 8시 반에 갔는데도 거의 30번째인가 그랬으니깐,,
그리고 위키드와 다르게 풀리는 표의 개수도 매일 달라서 복불복이 좀 심하다.
좋은 점은 당일 취소표나 남은 표들을 판매하는 거라 좋은 자리도 섞여있다는 점
이날 아침에 비가 와서 너무 추워서 덜덜 떨었던 기억 ㅋㅋㅋ
아침에 와보니깐 너무 줄이 길어서 표를 구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표는 구할 수 있었다.
아마 내가 거의 끝자락이었던 거 같다. 매표소 나오니깐 끝났다고 직원이 얘기하고 있었다.
자리 검색해봤더니 1층 중간자리로 내 기준으로 초대박 자리,,
심지어 라이온킹은 20파운드밖에 안해서 이 가격에 볼 수 있다는 거에 감사(?)했다. ㅋㅋ
이날은 테이트 브리튼이랑 쇼핑 이것저것 하다가 라이시움 극장으로 향했다.
와 근데 이 날 가족 단위 관객 + 학교 단체 관람이 너무 많아서 급식들이 오지게 많았다,,
콜라 한 잔 사는데 거의 20분은 걸린 거 같다.
라이온킹은 아무래도 춤 위주의 공연이라 그런거 보는데 부담이 없었다.
모두 다 아는 줄거리라 그런지 영어도 잘 들렸다.
일일이 동물 탈에 들어가서 사람이 직접 움직이는데, 역시 뮤지컬의 본고장인가 싶었다. 장인정신(?)이랄까
나는 복도랑 가까운 자리여서 복도에 배우들이 나와서 춤추는데 하이파이브도 했다. ㅋㅋ
아쉬운점은 아역들이 연기가 좀 별로였다 ㅋㅋㅋ 춤만 많이 연습한듯
만약 런던에 와서 꼭 뮤지컬을 하나 봐야겠다 싶으면 라이온킹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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